요즘 우리 사회에 가짜뉴스가 화제다. 세상에 떠도는 수많은 뉴스 중에는 근거 없는 가짜들이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진짜를 가짜로 모략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예수는 신화’라는 주장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 탄생 이전에 이미 사람의 죄를 위해 죽고 사흘 만에 부활한 신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예수는 신화다’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기독교가 고대 신비종교들에서 그 핵심교리를 베껴 왔으며, 예수 이전에도 죽고 부활한 신들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그들은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에 보면 세상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신이 죽은 뒤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이 신화를 기독교가 베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결론적으로 말해 이 주장은 거짓이다. 왜냐하면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에는 신이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죽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를 포함한 고대 신비종교들의 죽음과 부활에 관련된 개념들은 모두 다 식물의 생장 주기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기독교 이전의 신비종교들은 주로 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자연의 순환적 역사관을 갖고 있었다. 봄에 파종해 여름에 성장하며 가을에 추수하고 겨울에 죽고 그다음 봄에 다시 갱생하는 자연의 순환 과정을 죽음과 부활이란 상징으로 얘기했다. 이것은 예수께서 실제로 십자가에 죽고 사흘 만에 부활한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따라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고대 신비종교의 죽음과 부활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혹자는 이렇게 반론한다. AD 2∼3세기 로마시대의 한 석관에는 나이 든 사도 한 명이 어린 디오니소스에게 커다란 십자가를 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부적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인물이 새겨져 있다. 그 인물은 예수가 아니라 오시리스-디오니소스이다. 이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처럼 기독교와 유사한 점이 나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유사점들은 확실하게 AD 1세기나 그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는다. 단지 기독교가 지중해 연안 지역으로 널리 퍼져서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던 AD 2세기 후반부터 3세기 초에 발견된다. 이를 근거로 기독교가 신비종교를 복사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실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배타성이 강했던 기독교가 신비종교의 교리를 베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합적이고 모방성이 강했던 신비종교가 기독교와 경쟁하면서 기독교 교리를 베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예수 이전에 인간의 죄를 위해 죽고 부활한 신은 없었다. 거짓이 참을 가짜로 만드는 세상이다. 진리를 바로 분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