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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미시간 대학의 학회에서 또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마음에 부담이 되어 매일 그 생각만 하면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학회 발표 전날, 저는 밤중에 미시간 대학 운동장으로 나가 하나님을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쳤습니다. “주님, 나 이거 못합니다. 도저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설 수가 없습니다. 저 포기하고 그냥 돌아갈래요. 그래도 주님이 변화시켜 주실 수 있잖아요? 어떻게 좀 해 보세요.”
목이 쉴 정도로 외치다 지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긴장되어 한동안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잠이 막 들려는 순간, 내안 깊숙한 곳에서 하나님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발표할 때 사람에게 보고하니? 나한테 보고하니?”
저는 그때 진정한 제 자신을 보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고, 내가 잘못하면 내 처지가 어떻게 될지 염려하고, 지독히 내 자신을 지키고자 죽기를 두려워하며 살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 이제부터 제 평생에 무슨 일이라도 사람들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을 하나님께 보고하듯이 그렇게 말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 다음 깊이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젯밤 일이 생각났고 신기하게도 심장이 벌렁거리지 않고 숨쉬기가 편했습니다. 밤새 하나님께서 어떤 조치를 취하신 것 같았습니다. 발표장에 갔을 때 놀랍게도 마음이 평안했고, 청중들 때문에 더 이상 심장이 떨리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주구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아닌, 내 앞에 계신 하나님께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고하기 때문입니다.
손기철, 하나님 앞에 머물러라(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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