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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숨까지도 영혼을 살리기 위해 거룩하게 낭비한 믿음의 선배는 기독교 선교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거룩한 낭비를 명령하신 하나님께서 순종한 이들 덕분에 우리나라에도 복음이 이르게 되었다. 29세에 조선 땅으로 와 5년만에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최초로 묻힌 존 헤론이 바로 그 순종의 주인공이다.
1858년 목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존 헤론은 1884년 봄 최초의 장로교 조선 선교사로 정식 임명을 받아 1885년 6월 21일 제물포항으로 입국했다. 그는 알렌의 뒤를 이어 한국 최초의 현대식 의료 기관이었던 광혜원의 2대 원장으로 사역했다. 당시 조선인들은 매독, 천연두, 피부병, 학질, 장티푸스 등으로 고통 당하고 있었고 병원엔 밤낮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헤론은 쉼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돌봐 주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기독교서회의 전신인 한국성교서회를 창설해 성경 번역과 기독교 문서 선교에도 힘을 쏟았다. 그는 테네시 종합대학교 의과대학을 개교 이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교수로 초빙될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다. 미국에 그대로 머물렀더라면 세상이 말하는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이른바 상위 계층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헤론은 조선의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의 능력과 시간, 그리고 영혼을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조선에 ‘낭비’하기로 한 것이다. 쉼 없이 조선을 위해 헌신한 헤론은 이질에 걸려 1980년 7월26일 3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물질주의에 익숙한 세상 사람들은 그에게 헛되이 그의 능력과 인생을 낭비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론의 ‘거룩한 낭비’로 인해 질병과 가난, 고통으로 죽어 가던 조선 땅은 하나님의 땅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김창현 / 손해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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