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전부 해외 선교사라 저희 가족은 웬만해서는 한자리에 모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뜻하지 않게 자녀 다섯 명이 모두 같은 시기에 한국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가 제 생일이어서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조촐한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맏이 충성이가 섬기는 아프리카 지역을 제가 방문했던 때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곳은 아프리카에서도 매우 가난한 국가들 중 하나인 ‘기니비사우’였습니다. 한국에서 아들을 보낼 때에는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든 잘 견뎌라.”라고 말하며 강한 마음으로 파송했는데, 막상 아들과 함께 그 열악한 사역지에서 지내 보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저는 주님을 향한 신앙 고백을 적은 카드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주고 왔습니다. 제 생일 모임에서 충성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의 그 고백을, 그날 밤 저 또한 하나님께 드렸어요. 이렇게 적어 주셨지요.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 땅끝에서 죽어 하늘 복판에서 만나자.’ 그래서 저는 다음 사역지를 ‘땅끝’이라고 하는 C국으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땅끝에서 죽어 하늘 복판에서 만나요.”
저는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자녀에세 물려줄 만한 것 중에 복음만 한게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예수님을 자랑하는 것이 기쁨이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허락된 하나님과의 동행을 함께 누리는 것이 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