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의 대뇌가 감당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만나면 통증을 한시적으로는 차단시키셔서 그 순간을 견딜 수 있도록 창조하셨다. 그리고 통증을 믿음으로 소화하지 못하면 뇌 속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어 작용이 생겨 그 통증(기억)은 깊숙한 감정이 골방 속에 밀봉되어 한으로 남는다. 영혼의 밤을 맞이하면 밀봉된 한 은 비숫한 사건(환경)을 만나면 돌연히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의 행동을 주관한다.
하나님이 계셔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은 어떤 종류든 모두 털어 내야 한다. 이른바 ‘삭제’시켜야 한다. 한 털기 상담은 상담자가 피상담자를 데리고 주님과 함께 피상담자의 한이 숨어 있는 기억의 골방으로 같이 가서 저장된 한을 털어 내는 작업이다. 영혼의 밤을 제대로 소화하면 하나님의 안목이 생기고 육신의 종결을 경험케 된다. 이것이 한 털기다.
억울하면 억울해하고 애통하면 애통해하자, 결과가 아무리 비참하게 전재되어 가는 느낌이 와도 있는 그대로 주님과 함께 울자, 정당화나 합리화를 하지 말고 주님 안에서 기다려 보자,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있는 그대로 주님께 토하자. 내 감정의 모든 느낌을 주님께 던져 보자, 그 통증을 주님 앞에서 쏟아 보자, 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덮거나 느끼지 않거나 숨기거나 아닌 척하려고 하는가? 있는 그대로 수치심을 느끼고, 있는 그대로 울고, 있는 그대로 가장 안전한 이에게 토하면 한으로 남지 않는다. 그런 감정의 모음이 시편이다. 시편의 절반 정도(약73편)는 다윗의 감정 토로다. 시편이 성경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이유가 바로 우리의 감정을 소화하기 위함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비록 환경은 조금도 변함이 없더라도 감정이 흘러가는 것을 반드시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