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는 그리스도인의 좋은 표상으로 여겨져왔습니다. 성식하게 십일조를 드리고 맨 앞자리에서 예배드리는 것 등은 잘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복 받은 근거라고 보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록펠러가 끌어모은 재산이 하나님의 복의 증거라는 것은 더 끔직한 이야기입니다. 그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를 보면 그렇습니다.
록펠러는 1870년대에 석유회사인 스탠더드 오일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석유 판매를 늘리기 위해 입법부을 매수했을 뿐 아니라, 철도업자들과 비밀 거래로 운임 할인을 하고, 뇌물을 쓰는 등의 전략을 퍼서 경쟁자를 무력화시킴으로 정유업 물동량의 90-98퍼센트를 장악하게 됩니다. 이러한 독점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고, 경쟁을 차단했습니다. 임금은 형편없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노동자들은 그를 좋아할 턱이 없었습니다. 스탠더스 오일은 록펠러라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인이 가장 증오하는 기업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이후 석유 가격의 횡포로 소비자들과 중소업체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1911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스탠더스 오일을 34개의 소기업으로 분할했습니다.
또한 불법 독과점으로 경쟁사를 무너뜨린 록펠러는, 회사 내에서 노동운동을 철저하게 탄압했습니다. 1913년에는 ‘러드로의 학살’이라는 참혹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콜로라도 주의 한 탄광에서 9천 명의 노동자들이 형편없는 작업환경을 견디다 못해 파업을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회사가 고용한 무장 병력과 광상 경비원들이 출동했고, 이듬해 민병대가 광원들이 머물던 천막촌을 기습해서 불을 지르고 기관총을 난사해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50여 명이 죽었습니다. 미국 노동운동사에서 가장 잔혹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러드로의 학살’이 일어난 탄광은 바로 데이비슨 록펠러의 소유였습니다.
록펠러는 또한 의료 부문에도 손을 대어, 미국의 의료 보험제도가 시행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준 사람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는 불법 독과점, 노동자 탄압, 문어발식 확장, 주가 조작 등 갖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말년에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위대한 자선가라는 명예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록펠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선행을 얼마나 하든지, 재산을 쌓기 위해 저지른 악행을 갚을 수 없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일까요? 거대한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줄을 잘 타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이 하나님의 축복일까요?